오늘 밤은 일을 나가야 한다. 연락이 온 걸 보니, 물귀신이 계곡에 있는데 사람을 끌어들여 죽게 만든다고 한다. 여름인지라 사람들이 계곡에 자주 놀러 오는데, 그곳에서 물놀이 사고가 계속 일어나니까 소문이 퍼져 인적이 드물어졌다고 한다. 이런 연락은 어찌 됐든 돈이 되니 환영이지만, 지금 문제는 아인이 내가 가는 곳을 따라간다고 계속 고집을 부리는 것이다.
"그러니까 안 된다니까요? 오늘은 물귀신이 상대라서 위험해요."
"위험하니까 따라간다는 거야. 평소에도 다치고 들어오면서…."
그가 표정을 찡그린다. 아무래도 몇 번 다치고 들어왔던 게 신경 쓰이는 모양이다. 그에게 능력이 있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퇴마에 일반인을 끌어들일 수는 없다. 그가 아무리 일반적인 인간과 다르다고 해도 말이다.
"그거는 방심해서 그런 거라고요. 괜찮다니까요?"
"안 돼. 내가 따라가야 안심이 되겠어."
저 고집을 꺾는 건 정말 힘들 것 같다. 이러다가 출발해야 할 시간도 놓칠 것 같아, 나는 어쩔 수 없이 넘어가기로 한다.
"아, 진짜 안 되는데…. 이번 한 번 만이에요? 그리고 거기 가면 가만히 있어야 해요?"
그도 일단은 알겠다는 듯 주억댄다. 오늘은 같이 일할 사람도 있어서 진짜 안 되는데…. 아무튼 이렇게 정해진 거 어쩔 수 없다. 오늘은 차를 얻어타고 가기로 했기 때문에 얼른 짐을 챙겨 약속장소로 나간다. 버스를 타고 몇 정거장 지나서 내려 약속한 사람에게 전화를 거니 지금 가고 있다고 한다. 저녁 시간이라 차가 밀려 어쩔 수가 없겠지. 나는 아인과 같이 버스정류장에 있는 긴 의자에 앉아 약속한 사람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대략 10분 정도 기다렸을 때, 정류장에 회색 승용차가 가까이 다가오더니 우리 쪽과 가까운 차의 창문을 내리고 운전하던 사람이 나를 부른다.
"얼른 타!"
나는 아인을 끌고 차 뒷좌석에 올라탄다. 그러자 승용차는 목적지로 출발한다. 차 안에는 운전하는 여자와 우리밖에 없다. 곁에 일을 같이하는 악사가 있는 게 보통인데, 어째선지 그녀는 혼자 왔다. 그녀는 백미러로 우리를 살펴보더니 나에게 대뜸 질문을 던진다.
"…. 그 사람은 누구냐?"
"아…. 아는 사람이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힘은 있어요."
"그래도 민간인은 데리고 오면 안 되지. 쯧, 이래서 애들은 어쩔 수가 없다니까?"
그녀가 혀를 찬다. 내가 이럴 줄 알고 같이 오지 않으려 했는데…. 그나마 다행인 건 저 사람은 그 말만 하고는 입을 다물었다는 것이다. 그러자 차 안에는 정적이 흐른다. 대략 1시간은 족히 달려 목적지 근처의 주차장에 세운다. 우리가 차에서 내리자, 그녀는 운전석에서 내리더니 뒷좌석으로 자리를 옮겨 무복으로 갈아입고 나온다. 중년의 여성인데 화장을 진하게 해서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얘 보일 정도고, 입술을 붉게 칠해져 있다. 무당인 그녀는 차의 트렁크를 열더니 쌓여있는 짐을 가리키면서 말한다.
"자, 이것 좀 들어줘."
"…. 네."
나는 아무 말 없이 선배가 가리키는 짐을 든다. 우리는 주차장에서 길을 따라 걸어 올라간다. 그녀의 짐이 더 많아 내가 그걸 대부분 들고 앞서서 걸어가고, 내가 가져온 짐은 아인이 들고 있다. 그녀는 한 손에 보자기로 쌓인 짐을 들고 뒤따라 올라온다. 우리가 가야 할 목적지는 이 주차장에서 10분 정도 올라가면 나오는, 물놀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계곡이다. 협회에서 알려준 대로 조금 걸어가다 보니 그곳이 나온다. 뒤따라오던 무당 선배는 숨을 몰아쉬더니 불만을 터트린다.
"아휴, 이게 뭔 고생이야? 귀신은 왜 이런 데 있어서 난리야, 난리는…."
솔직히 나도 많은 짐을 들고 올라오니 힘들다. 하지만 그걸 저 사람의 앞에서 내색하기에는 내 경력이 적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퇴마사들 사이에 위계질서는 그다지 강하지 않지만, 그래도 가끔 그걸 따지는 사람이 있어서 함부로 나설 수가 없는 것이다. 괜히 귀찮은 시비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게 보통이니까….
"에이…. 내가 이 고생하며 넋 건지기를 해야 하나? 아무튼 얼른 끝내고 돌아가자."
그러더니 무당은 내가 내려놓은 짐을 풀기 시작한다. 그 짐 속에는 조그만 밥그릇 같은 놋그릇과 긴 천, 쌀, 굿을 지낼 도구와 제물이 들어있다. 그녀는 놋그릇에 쌀을 담고 뚜껑을 닫아, 긴 천으로 그걸 감쌌다. 원래라면 저기에 다른 준비물도 필요하지만, 지금 건질 물귀신의 신상정보를 모르니 어쩔 수가 없다. 영혼이 건져질 때까지 계속 시도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녀가 넋을 건질 준비를 하는 동안, 나는 이후에 할 굿을 위한 상을 물가에 편다. 그러는 동안 아인은 멀찍이 서서 우리 둘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
이윽고 무당 선배가 준비를 마치고, 주문을 외우며 신장대를 들고 흔들기 시작한다. 나는 혹시나 비상사태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 내 짐을 챙겨 그녀의 조금 가까이에서 대기하고 있다. 주문을 빠르게 다 외운 그녀가 천으로 감싼 놋그릇을 계곡으로 던진다. 저렇게 하면 물귀신이 그릇에 이끌려 나오는 것이다. 특별히 지칭해서 부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 나올지는 모르지만….
선배는 계속 놋그릇을 던졌다가 천을 감아 그걸 건지기를 반복한다. 그녀는 한 열 번 정도 그 행동을 반복하더니, 짜증을 낸다.
"아, 진짜 안 걸리네! 이래서 사주는 있어야 한다니까, 아무것도 안 주고 건져 올리라니…. 이게 말이 되냔 말이야!"
그러면서도 넋 건지기는 계속하는 걸 보면, 그녀도 나름대로 직업정신이 강한 모양이다. 실제로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 귀신을 기다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떨 때는 일주일 밤을 새워도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정도다. 나도 그런 경험을 많이 해봐서 저 마음은 잘 이해된다.
무당 선배가 지쳐서 천을 당기는 속도가 느려질 때쯤, 그릇에서 넋의 무게가 느껴지는지 더욱 힘을 주며 끌어당긴다. 나도 그녀의 곁에 가서 당기는 것을 돕는다. 아무래도 여기에 있는 물귀신은 꽤 강한 존재인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천으로 감싼 그릇이 갑자기 물속에서 튀어 오르며 물귀신도 같이 끌려 나온다.
물에서 나와 철퍼덕 소리를 내며 쓰러진 물귀신은 천천히 일어선다. 다 일어서고 나니, 나의 두 배 정도는 되는 키에 삐쩍 마른 몸이다. 물속에 오래 있어서 그런지 불어버린 피부는 매우 창백하다. 머리카락은 길게 풀어헤쳐 눈을 가리고 있고 입고 있는 옷이랑 머리카락에서 물이 뚝뚝 떨어진다. 귀신의 몸에서는 엄청난 비린내가 나서 멀찍이 있는데도 그 냄새가 나의 코를 찌른다.
흐느적거리며 서 있는 물귀신은 이윽고 천을 잡은 무당 선배를 정면으로 바라본다. 귀신은 자신을 불러들인 자부터 인식하기 때문이다. 귀신의 검은 눈은 초점이 맞지 않고 풀려 있지만, 목표는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 협회에서는 이런 일이 생길 줄 알고 나를 보낸 것이다. 맨발로 철벅거리는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물귀신과 그녀 사이에 빠르게 자리를 잡은 나는 귀신을 향해 부적을 던진다. 그러자 귀신은 팔을 빠르게 휘둘러 부적을 쳐서 떨어트린다. 아무래도 쉽게 해결될 거 같지 않다. 나는 그녀에게 나지막이 말을 건넨다.
"어서 물러서세요. 제가 할게요."
직접 해를 끼치러 올 때, 무당이 신칼을 들지 않고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다. 선배는 표정이 조금 변하며 아무 말 없이 천천히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한다. 귀신은 그녀가 자리를 피할 것을 아는 건지 다가가는 걸음이 점점 빨라진다. 나는 다시 한번 부적을 던져보지만 역시나 팔로 쳐낸다. 무엇을 어떻게 할지 빠르게 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단 움직임을 막기 위해 물귀신에게 다가가 오른팔에 부적을 붙이려고 하자, 그쪽 팔을 빠르게 움직여서 그것마저 피한다.
귀신은 다가온 나를 잡으려 반대 팔을 뻗는다. 피하기에는 너무 가까이 다가갔다. 잡힐 걸 각오하고 눈을 똑바로 뜨며 다음 공격을 준비하는데, 갑자기 물귀신의 손이 얼어붙는다. 귀신은 자신의 손이 얼어붙자 얼굴빛이 변하며 뒷걸음질을 친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
"진, 괜찮아?"
아인이 다가와 나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기며 말하자, 나는 어안이 벙벙해 그의 품에서 가만히 있다. 그러자 그가 나의 이름을 다시 부른다.
"진?"
"…. 어, 어?"
"괜찮냐니까?"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고 있자니 그가 오른손을 뻗는다. 이윽고 그의 손에서 알 수 없는 기운이 모이더니 그 기운을 귀신을 향해 쏘아 보낸다. 그러자 귀신의 다리 한쪽이 얼어붙는다. 왼쪽 다리가 얼어붙은 물귀신은 쉽사리 우리에게 다가오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경계하고 있다. 나는 영문을 몰라 그에게 물어본다.
"이건…. 대체 뭐야?"
"내 능력이야. 나는 무엇이든 얼릴 수가 있어."
그가 귀신을 경계하며 대답한다. 아인과 물귀신이 서로 마주 보며 서 있는 도중에 그녀가 날 길이만 40cm 정도 돼 보이는 칼을 들고 귀신의 뒤로 돌아가는 것을 그의 품 안에서 보았다. 발소리도 내지 않고 천천히 물귀신에게 다가가던 그녀는 사정거리에 들어가자 귀신의 오른팔을 노리고 칼을 강하게 휘두른다. 원래 신칼은 잡귀를 물러나게 하는데 쓰는 상징적인 건데 지금은 급하니 그거라도 휘두르는 모양이다. 칼이 팔에 깊게 박힌 귀신은 목이 찢어질 듯 비명을 지른다.
다시 칼을 잡아당겨도 팔에 박혀 빠지지 않자 그녀는 당황한 듯 칼을 손에서 놓고 뒷걸음질을 치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 귀신은 그런 선배를 바로 바라보고 얼어붙은 다리를 절뚝거리며 다가간다. 그녀가 위험함을 느낀 나는 그의 품에서 박차고 달려 나가 물귀신의 등에 부적을 붙인다. 그러자 귀신은 비명을 계속 지르며 자신의 등 뒤에 붙은 부적을 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손이 등에 닫지 않아 계속 괴로워할 뿐이다.
귀신이 계속 팔을 휘두르기에 부적을 붙이러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힘들다. 내가 난감해하는 게 표정으로 드러났는지, 아인이 나에게 가까이 다가와 내 얼굴을 보곤 자신의 능력으로 아직 얼어있지 않은 귀신의 양어깨를 얼린다. 그러자 귀신이 팔을 휘두르는 게 잦아든다. 나는 천천히 경계하며 물귀신에게 다가가 팔과 다리에 부적을 붙인다. 팔과 다리에 붙은 부적은 아까 붙였던 등의 부적과 함께 금세 불타오르며 귀신의 몸을 태운다. 물귀신은 그대로 천천히 타들어 가 이윽고 사라진다.
"아이고…. 이게 무슨 난리람?"
아까 넘어졌던 선배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엉덩이를 털고는 신세 한탄을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이곳에 가득 뭉쳐있는 음기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아무 말 없이 한 귀로 그녀의 한탄을 흘려보내고 있으려니 한참 불만을 토로하던 선배가 자신의 할 일을 깨닫곤 굿상 앞으로 다가가 굿을 시작한다. 아무래도 자신의 한탄을 듣고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걸 깨달은 모양이다. 부채를 펼쳐 춤을 추는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나는 굿이 끝날 때까지 주위를 감시한다.
다행히 끝까지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선배와 나는 굿에 썼던 과일이나 밥 같은 굿상에 올라왔던 것들을 전부 계곡물에 던진다. 이걸로 이 장소의 음기를 조절하는 굿이 끝난다. 일을 다 끝낸 우리는 짐을 챙겨 차로 돌아간다. 해결했다는 연락은 차 안에서 해도 되니까 빨리 쉬고 싶다. 긴장을 많이 했고, 부적도 쓰느라 많이 지쳤다. 길을 따라 걸어 내려와 차에 도착하자 그녀가 나에게 말을 한다.
"그나저나 네가 데려온 사람, 좀 하는데?"
칭찬을 하더니 선배는 아인을 올려다보며 말한다.
"자네, 나랑 같이 일 안 해볼런가?"
"사양하겠습니다."
"쩝, 아쉽구먼."
아인이 제안을 망설임도 없이 거절하자, 그녀는 입맛을 다신다. 아무래도 그가 마음에 든 모양이다. 그나저나 조건도 안 들어보고, 거절인가? 어쩌면 지금보다 더 좋은 조건일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우리는 다시 차에 올라 집으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와중에 협회에 전화를 걸어 일을 해결했다고 연락을 해둔다. 차에 타고 앉아있으니 슬쩍 잠이 오지만, 최대한 깨어있으려고 노력한다.
한참을 달려 우리 집 근처에 도착해 차가 선다. 고맙게도 그녀가 집 가까운 곳까지 운전해준 것이다.
"도착했다. 오늘은 고마웠어."
운전석에서 몸을 돌려 우리 쪽을 바라보곤 이렇게 말한다. 차 안은 어둡지만, 그녀의 얼굴은 어렴풋이 미소를 짓고 있는 게 보인다. 나는 고개를 가볍게 숙여 인사를 하고 짐을 챙겨 차에서 내린다. 아인까지 내려서 차 문을 닫자 승용차는 자리를 떠난다.
내가 지친 몸을 끌고 집으로 들어오자, 그도 나를 따라 들어온다. 나는 소파에 털썩 소리가 나게 주저앉아 몸을 기댄다. 시계를 쳐다보니 어느새 새벽 2시가 넘었다. 내 옆에 아인이 앉는 걸 보고 나는 그에게 질문한다.
"오늘 그건 대체 뭐예요? 그, 얼음이 생긴 거…."
"아까도 말한 거 같지만 내 능력이야. 나는 냉기를 다루는 게 특기니까."
그러더니 오른손을 들어 아까 같이 내가 알아볼 수 없는 기운을 모은다. 그러자 그의 손 주위의 공기가 냉동고에서 나오는 것 같이 차가워진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그 기운은 읽을 수가 없어서 말이에요."
"그건 마력이 내 몸을 지나가면서 변질이 되어서 그래."
단순한 마력이라면 알아볼 수도 있을 텐데, 전혀 깨닫지 못한 건 그런 이유였던가? 그가 나를 치료할 때, 원리를 알 수 없던 것도 이런 거라면 이해가 된다. 궁금증까지 해결되자 내 눈이 슬슬 감긴다. 아인은 나를 보며 말을 한다.
"여기서 자면 안 돼."
하지만 긴장이 풀리자 움직일 생각이 들지 않아, 나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잠에 빠져든다. 잠결에 나의 몸을 들어 옮기는 걸 느낀다.
…….
진이 많이 피곤했던 모양이다. 아무래도 차를 타고 돌아올 때까지 계속 긴장해서 깨어있었으니 그러지 않나 싶다. 그가 얼핏 잠이 들었을 때, 나는 진을 안아 들고 침대로 향한다. 깊게 잠들면 오히려 옮기기 힘들어진다. 조심히 그를 침대에 내려놓고 이불을 덮어주자 그가 작게 잠꼬대를 한다. 무슨 소리인지는 못 알아들은 게 유감이다. 나는 발소리를 죽이고 방을 나와 문을 살며시 닫는다.
역시 고집을 부려 따라나서길 잘한 것 같다. 오늘 그 수귀가 진의 팔을 잡았으면 큰일이 생겼을지도 모른다. 진이 사용하는 부적은 절대 약하지 않다. 내가 보기엔 오히려 나이대를 생각했을 때, 부적의 기운이 강한 편이다. 그런데 그런 부적이 금방 통하지 않을 만큼 강한 귀신이 인간을 잡으면 잡힌 인간의 혼이 어떻게 될지는 안 봐도 뻔한 일이다. 그저 잡는 것만으로도 영혼에 상처를 입는 것이다.
그래도 오늘은 같이 일하는 무당이 있어 빨리 끝난 것 같다. 진이 혼자 갔다면 부적만으로 그 장소에 얽혀있는 음기를 푸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퇴마사협회에서도 그걸 염두에 두고 두 사람을 같이 보낸 것이겠지. 아무래도 협회 측에서 현지답사를 미리 해뒀던 모양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선택은 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옛날에도 본 적이 있지만 그런 데로 일은 잘하는 것 같다.
나도 오늘은 힘을 오랜만에 사용해서 조금 피곤하다. 익숙하지 않은 건 하는 게 아니라고 하지만, 그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인들 못 하겠는가? 내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그는 지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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